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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농사를 짓던 부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성 들여 농산물을 재배하고도 판로를 찾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리던 상황이었다. 농산물의 판로를 찾지 못하거나 제값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 이 부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풍년이 들어도 농촌 들녘에서는 애써 키운 농산물을 갈아엎는 이른바 '산지 폐기'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농민들은 왜 제값을 받지 못하는가? 농산물 가격은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가?
서울 가락시장에서 지난 9월에 거래된 과일과 채소 13개 품목의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전체 22만여 건 가운데 33%가 3초 만에 낙찰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1초 안에 경매가 이뤄진 경우도 8천 건이 넘었다. 심지어 경매사가 특정 중도매인을 따로 불러 1:1로 경매를 진행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 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할 거라는 우리 사회 일반의 믿음과는 달리, 수상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공영 도매시장에서 지자체를 대신해 경매를 주관하는 주체는 법인이다. 이들은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상관 없이 낙찰액의 최대 7%를 수수료로 챙기며 해마다 수천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법인으로 한번 지정되면 별다른 사유가 없는 한 퇴출 우려도 없다. 그래서 서울 가락시장의 시장 법인은 수백억 원에 거래되고 있고 대주주는 농업과 관련이 없는 건설사와 철강회사 등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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